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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복지를 넘어 경제정책이자 투자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는 기본소득을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니라 혁신과 착한 성장의 씨드 머니(종잣돈)가 되는 경제정책이자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20세기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전개되는 시대 전환기에 있으며, 이 전환기에는 기존 시스템(법과 제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평등 및 일자리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은 이러한 시대 속에서 새로운 분배 시스템으로서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20세기 제조업 시대의 몰락과 대안의 부재
20세기는 미국의 제조업 시대로 상징되며, 제너럴 일렉트릭(GE) 같은 기업이 대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GE의 주가는 2000년에 정점을 찍은 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팬데믹 이후에는 7달러대 밑으로까지 떨어져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제조업 상황과 연관됩니다. 미국의 제조업 종사자 수는 1979년 정점을 찍은 후, 특히 2000년 이후 금융위기 이전까지 절대적인 숫자가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든 공백을 서비스업 일자리(900만 개 이상)가 메웠으나, 이 시기 중간 가계의 실질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서비스업 일자리가 제조업 일자리보다 높은 임금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데이터 경제 시대의 혁신 정체
서비스업의 대안으로 구글, 애플, 아마존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등장하며 데이터 경제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데이터는 노동, 자본, 토지와 함께 새로운 생산 요소로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플랫폼 기업들마저도 수익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또는 2012년을 기점으로 하락 추세에 있습니다. 이들 플랫폼 기업은 원래 개방을 통해 혁신을 만들었으나, 이제 전통 기업처럼 폐쇄적으로 변모했으며, 그 결과 새로운 혁신(솔루션)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신사업 부문은 지난 1년간 5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데이터는 정제해야 사용할 수 있는 원유(크루도 오일)와 같으므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사업 거리를 찾아내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창의성, 비판적 사고, 소통, 협력과 같은 역량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기본소득의 역할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 사회라야 기업과 국가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노동시간을 줄여 자유 시간을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기본소득은 바로 이처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 소득 감소분을 보전해주는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합니다.
최소 생계 보장만을 목적으로 1인당 15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은 우리나라 재정으로 감당할 수 없기에 (세금을 올려도 불가), 스위스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사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기본소득은 청년 세대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청년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만들고 싶어 할 때, 대학 졸업 후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최소한 월 100만 원 정도를 5년간 지원받는다면 스스로 일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청년 세대에게 투자 차원에서 최소한의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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