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구 작가님의 책 《걷기만 하면 돼》를 처음 접했을 땐, 그저 건강을 위한 가이드북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기후 위기와 경제적 불평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정말 혁신적이고 실용적인 복지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거든요. 그 핵심은 바로 ‘녹색기본소득’입니다. 말 그대로 ‘걷기,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하기’처럼 친환경적인 행동을 하면 돈(소득)을 주자는 파격적인 아이디어죠.
사실 요즘 한국의 복지 정책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기준을 올리거나(2024년 기준 중위소득 32% 상향), 노인들의 생활을 돕는 기초연금을 개편하는 등 ‘소득을 어떻게 더 잘 보장할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태적인 삶’이라는 시대의 숙제를 복지 제도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복지 논의의 스케일을 확 키운 셈이죠.
🌍 기본소득이 ‘착한 행동’과 만났을 때: 녹색기본소득의 매력
저자는 조건 없이 모두에게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 대신, ‘참여소득(Participatory Income)’의 개념을 들고 나옵니다. 공동체를 위해 의미 있는 행동, 여기서는 ‘친환경 이동’이라는 기후 행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소득을 지급하자는 아이디어입니다. 이렇게 친환경 행동에 보상을 주는 녹색기본소득은, 복지 수급 자격을 ‘인간으로서의 존재’에 두면서도, ‘녹색 행동’이라는 최소한의 기여를 통해 사회 전체가 건강하게 변하도록 유도합니다.
책 속에서 저자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이 제도가 왜 필요한지 명쾌하게 설명해 줍니다.
“녹색기본소득은 화석연료 중독사회에서 벗어나 생태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이 제도가 실제로 시행된다면, 우리 개인은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도시는 ‘걷기 좋은 도시’, ‘자전거 타기 편한 도시’로 완전히 바뀌게 될 겁니다. 미세먼지가 줄어들고,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등 환경적인 효과도 엄청날 거예요. 이는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의 생태 전환 전략이라고 봐야 합니다. 특히, 알래스카처럼 석유로 번 돈을 기본소득으로 주는 방식이 오히려 환경 오염과 기본소득을 연결하는 모순을 낳는다는 비판은, 녹색기본소득이 얼마나 윤리적이고 똑똑한 대안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 청년들에게 ‘출발 자금’을 쥐여주는 지혜로운 설계
이 책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어린이와 청소년(만 7세부터 18세) 대상의 지급 방식입니다. 저자는 이 나이대의 아이들에게는 당장 소득을 주기보다는, ‘아동청소년녹색기본소득기금’에 모아두었다가 만 19세가 되었을 때 ‘기초 자산(Seed Capital)’으로 일괄 지급하자고 제안합니다.
이 제안은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 든든한 경제적 밑천을 제공하여,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출발선상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복지 정책이 저소득층의 자산 형성을 돕는 희망저축계좌나 디딤씨앗통장 지원을 확대하는 등 스스로 일어설 힘을 키워주는 데 집중하고 있는 추세와도 아주 잘 맞닿아 있습니다. 녹색기본소득이 우리 청년들에게 ‘버틸 힘’과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주는 기초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 미래 복지, 통합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열쇠
《걷기만 하면 돼》는 한국의 복지 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시원하게 제시해 줍니다. 복지가 단순히 돈을 주거나 아픈 곳을 돌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후 변화, 빈부 격차, 미래 세대의 준비 등 복잡한 사회 문제를 동시에 푸는 해결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는 지금도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복지 시스템을 만들고, 통합돌봄 서비스를 넓히는 등 복지 시스템의 내실을 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녹색기본소득이 더해진다면, 복지 예산을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운영할 수 있고, 친환경이라는 시대의 가치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 시민들의 건강 증진과 도시 활성화라는 ‘덤’ 같은 복지 효과까지 얻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녹색기본소득이라는 신선한 관점을 통해 복지, 환경, 경제가 어떻게 아름답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깊은 통찰을 선사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복지 제도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새롭게 하고, 더 살기 좋은 미래 사회를 위한 실천적인 아이디어를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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