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연결 시대의 쓸쓸한 진실, 『고립의 시대』를 읽고 우리 사회의 ‘외로움’을 이야기하다

고립의 시대

노리나 허츠(Noreena Hertz) 교수의 『고립의 시대(The Lonely Century)』는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지는 책이었습니다.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연결되어 ‘초연결 사회’라 부르지만, 정작 우리 마음속에는 깊은 외로움과 고립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이 아이러니한 현실을 아주 날카롭게 짚어냈거든요. 이 책은 외로움을 단순히 성격 탓이나 개인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신자유주의, 비정규직 확산, 도시의 변화, 그리고 기술 발전 같은 거대한 사회 구조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점점 더 고립되었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특히 한국 사회를 생각하면 더욱 공감이 갔습니다. OECD 통계를 봐도, 한국 사람들은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다”고 답하는 비율이 낮은 편이죠. 통계청 조사에서도 국민 세 명 중 한 명은 “도움받을 곳이 전혀 없다”고 답할 정도로 사회적 고립도가 심각합니다. 게다가 최근 통계를 보면, 혼자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는 고독사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40~60대 중장년층이라고 하니, 외로움은 더 이상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 외로움이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하는 독’이 된 이유

허츠 교수는 외로움의 심각성을 단순히 감정적인 차원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끌어올립니다. 외로움이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이나 건강에 해롭고, 비만보다 두 배나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할 때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외로움은 우리 몸을 아프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를 분열시키고 불신을 키우는 독소처럼 작용합니다.

책에 따르면, 우리가 이렇게 외로워진 데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경쟁 중심 사회: 1980년대 이후 개인의 경쟁과 시장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사람들은 협력보다는 경쟁을,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를 돌보던 끈끈한 사회적 관계망이 많이 해체되었죠.
  • 도시 속의 외톨이: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도시지만, 오히려 아파트 문만 닫으면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익명성이 외로움을 키웁니다. 편리함을 가져다준 스마트폰과 SNS도 역설적으로 “수많은 관계 속에서 홀로 있는 느낌”을 더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 돈으로 관계를 사는 슬픈 현실: 책에서 언급된 ‘렌트어프렌드’처럼 돈을 주고 친구를 빌리는 서비스의 등장은 외로움마저 상품화되는 서글픈 현실을 보여줍니다. 진짜 관계가 없으니, 돈이라도 주고 대리 만족을 얻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죠.

🇰🇷 물질적 복지를 넘어, ‘연결’을 선물하는 한국 복지국가로

『고립의 시대』는 우리에게 복지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동안 한국의 복지는 주로 돈이나 의료 서비스처럼 ‘물질적인 지원’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사회적 관계’와 ‘돌봄(Care)’이라는 비물질적인 영역을 복지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줍니다.

  1. 숨어 있는 외톨이를 먼저 찾아 손 내밀기: 최근 서울시나 정부에서 고립되거나 은둔하는 청년들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은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상담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들이 세상 밖으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지역사회 내에서의 소그룹 활동, 자원봉사 연계, 그리고 관계 회복 프로그램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특히 경제 활동을 하느라 외로움을 호소할 틈도 없는 중장년층에 대한 촘촘한 안전망도 필요합니다.
  2. 우리 동네를 ‘서로 돕는 공동체’로 되살리기: 허츠 교수는 경쟁만능주의에서 벗어나 ‘돌봄과 온정’이 우리의 경제와 사회를 작동시키는 기본 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주민센터, 복지관, 작은 도서관 같은 동네 거점을 중심으로 이웃끼리 서로 돌봐주고 도움을 주고받는 호혜적 관계망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더 중요해집니다.
  3. 따뜻한 기술로 외로움을 줄여주기: 빅데이터나 AI 같은 첨단 기술이 고립 위험에 처한 분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연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기술을 활용하되, 그 과정에서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우리 사회는 당신을 보고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노리나 허츠 교수의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서로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연결되고자 노력하라”는 강력한 당부를 남깁니다. 한국 사회가 진정한 선진 복지국가로 도약하려면, 돈과 물건을 넘어 ‘따뜻한 관계’를 국민 모두에게 선물하는 복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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